[9급 지방직 국어 2023년 10번]

다음 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반드시 갚는 조건임을 강조하면서 그는 마치 성경책 위에다 오른손을 얹고 말하듯이 엄숙한 표정을 했다. 하마터면 나는 잊을 뻔했다. 그가 적시에 일깨워 주었기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빌려주는 어려움에만 골똘한 나머지 빌려줬다 나중에 돌려받는 어려움이 더 클 거라는 사실은 생각도 못 할 뻔했다. 그렇다. 끼니조차 감당 못 하는 주제에 막벌이 아니면 어쩌다 간간이 얻어걸리는 출판사 싸구려 번역 일 가지고 어느 해가※에 빚을 갚을 것인가. 책임이 따르는 동정은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그리고 기왕 피할 바엔 저쪽에서 감히 두말을 못 하도록 야멸치게 굴 필요가 있었다.
“병원 이름이 뭐죠?” “원 산부인괍니다.” “지금 내 형편에 현금은 어렵군요. 원장한테 바로 전화 걸어서 내가 보증을 서마고 약속할 테니까 권 선생도 다시 한번 매달려 보세요. 의사도 사람인데 설마 사람을 생으로 죽게야 하겠습니까. 달리 변통할 구멍이 없으시다면 그렇게 해 보세요.”
내 대답이 지나치게 더디 나올 때 이미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도전적이던 기색이 슬그머니 죽으면서 그의 착하디착한 눈에 다시 수줍음이 돌아왔다. 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였다.
“원장이 어리석은 사람이길 바라고 거기다 희망을 걸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그 사람은 나한테서 수술 비용을 받아 내기가 수월치 않다는 걸 입원시키는 그 순간에 벌써 알아차렸어요.”
-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서 -
※ 해가(奚暇): 어느 겨를
국어
  1.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심리를 전지적 위치에서 전달하고 있다.
  2. 서술자가 등장인물이 되어 다른 등장인물의 행동을 진술하고 있다.
  3. 서술자가 주인공으로서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갈등 원인을 해명하고 있다.
  4. 서술자가 주관을 배제하고 외부 관찰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답 ②

출처: 인사혁신처 공개 기출(공공데이터포털, 이용허락 제한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