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지방직 국어 2024년 16번]

다음 글의 ‘나’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인도교와 거의 평행선을 지어 사람들의 발자국이 줄을 지어 얼음 위를 거멓게 색칠하였다. 인도교가 어엿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얼음 위를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었나? 그들은 그만큼 그들의 길을 단축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무슨 크나큰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는 그들의 고무신을 통하여, 짚신을 통하여, 그들의 발바닥이 감촉하였을, 너무나 차디찬 얼음장을 생각하고, 저 모르게 부르르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방을 둘러멘 보통학교 생도가 얼음 위를 지났다. 팔짱 낀 사나이가 동저고리 바람으로 뒤를 따랐다. 빵장수가 통을 둘러메고 또 뒤를 이었다. 조바위 쓴 아낙네, 감투 쓴 노인……. 그들의 수효는 분명히 인도교 위를 지나는 사람보다 많았다.
강바람은 거의 끊임없이 불어왔다. 그 사나운 바람은 얼음 위를 지나는 사람들의 목을 움츠리게 하였다. 목을 한껏 움츠리고 강 위를 지나는 그들의 모양은 이곳 풍경을 좀 더 삭막하게 하여 놓았다.
나는 그것에 나의 마지막 걸어갈 길을 너무나 확실히 보고, 그리고 저 모르게 악연※하였다…….
- 박태원, 「피로」 -
※ 악연하다: 몹시 놀라 정신이 아찔하다.
국어
  1. 얼음 위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공감하고 있다.
  2. 대도시에서 마주하는 타인의 비정함 때문에 좌절하고 있다.
  3. 인도교 위를 지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4. 생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슬퍼하고 있다.
정답 ①

출처: 인사혁신처 공개 기출(공공데이터포털, 이용허락 제한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