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지방직 국어 2010년 15번]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5 ~ 문 16]
비자반(榧子盤) 일등품 위에 또 한층 뛰어 특급품이란 것이 있다. 반재(盤材)며, 치수며, 연륜이며 어느 점이 일급과 다르다는 것은 아니나, 반면(盤面)에 머리카락 같은 가느다란 흉터가 보이면 이게 특급품이다. 알기 쉽게 값으로 따지자면, 전전(戰前) 시세로 일급이 2천 원 전후인데, 특급은 2천 4, 5백 원, 상처가 있어서 값이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비싸진다는 데 ㉠ 진진한 묘미가 있다. 반면이 갈라진다는 것은 기약치 않은 불측(不測)의 사고이다. 사고란 어느 때 어느 경우에도 별로 환영할 것이 못 된다. 그 ㉡ 균열의 성질 여하에 따라서는 일급품 바둑판이 목침(木枕)감으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큰 균열이 아니고 회생할 여지가 있을 정도라면 헝겊으로 싸고 뚜껑을 덮어서 조심스럽게 간수해 둔다. 1년, 이태, 때로는 3년까지 그냥 내버려 둔다. 계절이 바뀌고 추위, 더위가 여러 차례 순환한다. 그 동안에 상처 났던 바둑판은 제 힘으로 제 상처를 고쳐서 본디대로 ㉢ 유착해 버리고, 균열진 자리에 머리카락 같은 희미한 흔적만이 남는다. 비자의 생명은 유연성이란 특질에 있다. 한 번 균열이 생겼다가 제 힘으로 도로 유착․결합했다는 것은 그 유연성이란 특질을 실제로 증명해 보인, 이를테면 졸업 증서이다. 하마터면 목침감이 될 뻔했던 것이, 그 치명적인 시련을 이겨내면 되레 한 급(級)이 올라 특급품이 되어 버린다. 재미가 깨를 볶는 이야기다. 더 부연할 필요도 없거니와, 나는 이것을 인생의 과실(過失)과 결부시켜서 생각해 본다. 언제나 어디서나 과실을 범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을 매양 꽁무니에 달고 다니는 것이, 그것이 인간이다. 과실에 대해서 관대해야 할 까닭이 없다. 과실은 ㉣ 예찬하거나 장려할 것이 못 된다. 그러나 어느 누구가 ‘나는 절대로 과실을 범치 않는다’고 양언(揚言)할 것이냐? 공인된 어느 인격, 어떤 학식, 지위에서도 그것을 보장할 근거는 찾아내지 못한다.
- 김소운, ‘특급품’ 중에서 -
윗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국어
  1. 비교와 대조의 방법을 주로 사용하여 논의를 심화․확대하고 있다.
  2.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여 대상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 내고 있다.
  3. 대상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인생의 교훈을 이끌어 내고 있다.
  4. 자신의 경험을 허구화시켜 표현하고 있다.
정답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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