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에서 ‘소리’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바깥은 어둡고 뜰 변두리의 늙은 나무들은 바람에 불려 서늘한 소리를 내었다. 처마 끝 저편에 퍼진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게 박혀 있으나, 아스무레한 초여름 기운에 잠겨 있었다. 집은 전체로 조용하고 썰렁했다.꽝 당 꽝 당.먼 어느 곳에서는 이따금 여운이 긴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밑 거리의 철공소나 대장간에서 벌겋게 단 쇠를 쇠망치로 뚜드리는 소리 같았다.근처에는 그런 곳은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굉장히 먼 곳일 것이었다. 굉장히 굉장히 먼 곳일 것이었다.꽝 당 꽝 당.단조로운 소리이면서 송곳처럼 쑤시는 구석이 있는, 밤중에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그 소리는 이상하게 신경을 자극했다.“참, 저거 무슨 소리유?”영희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글쎄, 무슨 소릴까…….”정애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이 근처에 철공소는 없을 텐데.”“…….”정애는 표정으로만 수긍을 했다.꽝 당 꽝 당.그 쇠붙이에 쇠망치 부딪치는 소리는 여전히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밤내 이어질 모양이었다. 자세히 그 소리만 듣고 있으려니까 바깥의 선들대는 늙은 나무들도 초여름 밤의 바람에 불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저 소리의 여운에 울려 흔들리고 있었다. 저 소리는 이 방안의 벽 틈서리를 쪼개고도 있었다. 형광등 바로 위의 천장에 비수가 잠겨 있을 것이었다.- 이호철, 「닳아지는 살들」에서 -
- ①‘서늘한 소리’는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한다.
- ②‘꽝 당 꽝 당’ 소리는 인물의 심리적 상태의 변화를 촉발한다.
- ③‘단조로운 소리’는 반복적으로 드러남으로써 모종의 의미가 부여된다.
- ④‘소리의 여운’은 단선적 구성에 변화를 주어 갈등 해소의 기미를 강화한다.
정답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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